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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기오염 이동과 환경 협력

Transnational Air Pollution in East Asia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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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만에 세 배로 뛰었던 날, 기상청 예보관들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위성 사진 속 중국 화북평원 위를 덮은 회색 띠였다. 이런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한반도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국경을 넘어온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국립환경과학원과 한중일 공동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 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ants) 국제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 중 국외 기여율은 32%로 추정됐고, 고농도 사례일에는 이 비율이 60~7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문제의 뿌리는 1970~80년대 일본에서 이미 시작됐다. 일본은 자국 화력발전소와 공장에서 나온 아황산가스가 산성비로 돌아오는 경험을 하며 대기오염을 국내 문제가 아니라 지역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는 1990년대 초 동북아 지역 환경협력체 논의로 이어졌다. 1993년 한중일 3국은 산성비 모니터링 네트워크(EANET, East Asia Acid Deposition Monitoring Network)의 전신 격 협의를 시작했고, 1995년에는 환경부 장관급 회의인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 Tripartite Environmental Ministers Meeting)가 출범해 지금까지 매년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협력의 역사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중국은 오랫동안 자국이 미세먼지의 '가해자'로 지목되는 것에 방어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LTP 보고서 초안 협상 과정에서도 기여율 수치를 둘러싼 3국 간 이견이 반복적으로 불거졌다. 실제로 2019년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는데, 이는 1998년 한중일 정상이 공동연구에 합의한 뒤부터 계산한 기간이다. 그 사이 중국은 급속한 산업화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급증했다가, 2013년 '대기오염 방지행동계획' 시행 이후 화력발전 탈황·탈질 설비 의무화, 노후 경유차 퇴출, 허베이성 철강 생산 축소 등 강도 높은 정책을 펼치며 베이징의 PM2.5 농도를 2013년 89.5㎍/㎥에서 2023년 32㎍/㎥ 수준까지 낮췄다는 중국 생태환경부 통계도 있다.

이런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논쟁은 계속된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 발생원, 특히 경유차와 석탄화력발전소, 그리고 대기 정체를 유발하는 한반도 특유의 겨울철 기압배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중국발 오염을 핑계 삼아 국내 감축 노력이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한다. 실제로는 두 요인이 맞물린다 —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대기 정체 상태에서 국외 유입 물질과 뒤섞이며 농도를 증폭시키는 '복합 축적' 현상이 고농도 사례의 전형적 패턴으로 꼽힌다.

기술적 협력도 병행되고 있다. 2017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청천(晴天) 계획'은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 한국의 대기오염 저감 기술을 시범 적용하는 사업이었고, 2019년에는 양국이 공동으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한중일 3국은 대기질 예보 모델과 배출량 인벤토리를 상호 검증하는 실무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데, 서로 다른 배출량 통계 방법론을 하나로 맞추는 작업 자체가 수년째 진행형이다.

결국 동아시아 대기오염 이동 문제는 과학적 규명과 외교적 신뢰 구축이 동시에 필요한 사안이다. 대기는 국경을 인식하지 않지만, 그 대기를 관리하는 정책은 국가 단위로 설계되고 협상된다는 근본적 비대칭이 이 문제를 유독 다루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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