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소도시 얼레이의 스타트업 '메이크 선셋'이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사막에서 이산화황을 채운 기상관측 풍선 두 개를 터뜨렸다. 규제도, 국제조약도, 지역 주민의 동의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회사는 이 실험을 "탄소 크레딧 대신 '냉각 크레딧'을 판다"는 사업 모델로 발전시켰고, 2024년까지 수백 회의 발사를 이어갔다. 지구공학이 더 이상 SF 소설의 소재가 아니라 누군가의 스타트업 피치덱이 된 순간이었다.
태양복사관리(SRM)라는 도박
지구공학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탄소포집(CDR)과, 태양빛 자체를 반사시켜 지구를 식히는 태양복사관리(SRM)다. 논쟁의 핵심은 후자다. 성층권에 이산화황 에어로졸을 살포해 화산 폭발 후 나타나는 냉각 효과를 인위적으로 재현하자는 아이디어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이후 지구 평균기온이 약 0.5도 떨어졌던 사례에서 착안했다. 하버드 대학의 SCoPEx 프로젝트는 2021년 스웨덴 키루나에서 시험 비행을 계획했으나 원주민 단체 사미 위원회와 환경단체 200여 곳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고, 결국 2024년 3월 프로젝트 자체가 종료됐다.
누가 결정하는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거버넌스다. SRM은 한 국가나 소수의 억만장자가 단독으로 실행해도 지구 전체의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기후학자 데이비드 키스 등은 성층권 에어로졸 살포 비용이 연간 2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어, 웬만한 중견국이나 심지어 부유한 개인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무임승차 지구공학(free-driver problem)' 우려다. 반대로 한 국가가 자국 농업을 위해 살포를 중단하면 '종료 충격(termination shock)'이 발생해 억제됐던 온난화가 수년 안에 급격히 되돌아올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 2018년 랭커스터 대학 연구팀은 급격한 SRM 중단 시 생태계가 적응할 시간을 갖지 못해 자연적인 온난화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기 없는 세상, 비 없는 계절
지역별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기후모델 연구들은 대규모 SRM이 아시아 몬순 강수 패턴을 약화시켜 인도와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가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2013년 럿거스 대학 앨런 로복 교수 연구팀의 모델링에서는 북반구 SRM 살포가 사헬 지역 강수량을 감소시켜 수백만 명의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지구 평균기온은 낮아지더라도, 그 이익과 피해가 지역별로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였던 저위도 개발도상국이 지구공학의 부작용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역설이 여기서 나온다.
도덕적 해이라는 유령
윤리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다. "어차피 기술로 식힐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화석연료 감축이라는 근본적 해법에 대한 정치적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지구공학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이 때문에 SRM 연구 자체보다 그 '거버넌스 공백'을 더 시급한 문제로 꼽는다. 2023년 유엔환경계획(UNEP)은 SRM에 대한 최초의 공식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며 국제적 규범 마련을 촉구했지만, 아직 구속력 있는 조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 생물다양성협약(CBD)이 2010년 채택한 결의안은 소규모 통제 실험을 제외한 지구공학 활동에 사실상 모라토리엄을 권고하고 있으나 법적 강제력은 없다. 결국 기술은 실험실 밖으로 나왔는데, 그것을 다스릴 규칙은 여전히 초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2022년,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멕시코 사막에서 이산화황 가스를 채운 풍선을 아무 허가도 없이 하늘로 띄웠다. 목적은 단 하나, 태양빛을 조금 반사시켜 지구를 식히는 것이었다. 이게 바로 '지구공학(geoengineering)'이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그냥 기술로 지구 온도를 낮추면 안 돼?"라는 질문에서 나온 발상인데, 알고 보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고 복잡한 이야기다.
화산 폭발을 흉내 낸다고?
지구공학 중 가장 논란이 큰 방법은 '태양복사관리(SRM)'다.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터졌을 때, 화산재가 성층권까지 퍼지면서 전 세계 기온이 약 0.5도 떨어진 적이 있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비행기로 이산화황을 성층권에 뿌리면 화산 폭발과 비슷한 냉각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이 2021년 스웨덴에서 시험 비행을 계획했지만, 원주민 단체와 환경단체 200여 곳이 반대해서 결국 2024년 프로젝트가 완전히 취소됐다.
왜 이렇게 논란일까
문제는 이 기술이 지구 전체 날씨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성층권에 가스를 뿌리는 비용은 연간 약 20억 달러 정도로, 웬만한 나라나 부자 한 명이 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그런데 이걸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질까? 만약 한 나라가 갑자기 살포를 멈추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온난화가 몇 년 사이에 몰아쳐서 오는 '되돌림 충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연구도 있다.
누구에게는 득, 누구에게는 실
더 큰 문제는 지구 평균기온이 낮아져도 모든 지역이 똑같이 혜택을 보진 않는다는 것이다. 2013년 미국 럿거스 대학 연구팀의 모델링 결과, 대규모로 태양빛을 차단하면 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비가 줄어들어 수백만 명의 식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나왔다.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한 가난한 나라들이 기후위기 피해도 가장 크게 받고 있는데, 지구공학의 부작용까지 떠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술이 해결해줄 거야"라는 함정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또 다른 지점은 '도덕적 해이'다. "나중에 기술로 식히면 되니까"라는 생각이 퍼지면, 정작 가장 중요한 화석연료 사용 줄이기 노력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유엔환경계획이 처음으로 공식 보고서를 냈지만, 아직 전 세계가 함께 지키기로 한 규칙은 없다. 기술은 이미 하늘 위에서 시험되고 있는데, 그걸 다스릴 규칙은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다.
2022년 어느 날, 미국의 한 회사가 멕시코 사막에서 커다란 풍선을 하늘로 날렸어요. 풍선 안에는 특별한 가스가 들어 있었죠. 목적은 하나, 태양빛을 살짝 막아서 지구를 시원하게 만드는 거였어요. 이런 걸 '지구공학'이라고 불러요. 지구가 너무 더워지고 있으니까, 기술로 온도를 낮춰보자는 아이디어예요.
화산이 지구를 식힌 적이 있어요
1991년, 필리핀에서 큰 화산이 폭발했어요. 화산재가 하늘 높이 퍼지면서 햇빛을 살짝 가렸고, 그 다음 몇 년 동안 지구 전체 기온이 조금 내려갔어요. 마치 하늘에 거대한 양산이 펼쳐진 것 같았죠. 과학자들은 이걸 보고 "화산처럼 하늘에 가스를 뿌리면 지구가 시원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데 왜 다들 걱정할까요
문제는 이게 지구 전체 날씨를 바꾸는 큰일이라는 거예요. 한 나라나 심지어 돈 많은 어떤 사람 한 명이 혼자 결정해서 시작할 수도 있어요. 마치 반 친구들 다 같이 쓰는 에어컨 온도를, 한 명이 몰래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것과 비슷해요. 그리고 만약 갑자기 멈추면 그동안 참았던 더위가 한꺼번에 몰려올 수도 있대요.
어떤 곳은 좋아지고 어떤 곳은 힘들어져요
지구 전체 온도가 낮아진다고 해도, 모든 나라가 똑같이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어떤 연구에서는 아프리카의 한 지역은 비가 오히려 줄어들어서 농사짓기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해요. 특히 원래 잘못이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게 슬픈 점이에요.
진짜 숙제는 따로 있어요
어른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나중에 기술로 고치면 되지 뭐"라는 생각이에요. 그러면 정작 제일 중요한,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오는 나쁜 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될 수 있거든요. 아직 전 세계가 함께 약속한 규칙도 없어요. 지구를 식히는 기술은 벌써 하늘에서 시험되고 있는데, 그걸 안전하게 쓰는 방법은 아직도 어른들이 계속 고민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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