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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방위협력의 역사

History of Korea-Japan Defense Cooperation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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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0일, 동해 상공을 비행하던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 조종사는 계기판에 뜬 경고에 순간 긴장했다.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자신들을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사(照射)했다는 것이다. 서울은 즉각 부인했고, 도쿄는 영상까지 공개하며 맞섰다. 이 '레이더 조사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해프닝이 아니라, 한일 방위협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얇은 얼음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한일 안보 관계의 역사는 이중적이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은 공식적인 군사동맹을 맺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럼에도 냉전기부터 두 나라는 미국을 매개로 한 사실상의 삼각 안보 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라는 두 축이 각각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지키는 동안,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직접 겨냥한 적이 없으면서도 서로를 신뢰하지도 않는 기묘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 식민지배의 기억, 독도(다케시마) 영유권 분쟁,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 과거사가 안보 협력의 발목을 계속 잡았기 때문이다.

실질적 전환점은 2016년 11월 23일 체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한 이 협정은 체결 직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박근혜 정부가 국회 비준 없이 밀실에서 처리했다는 비판이 거셌고, 2019년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GSOMIA 종료를 선언하기까지 했다. 그해 11월 22일, 종료 발효 6시간을 남기고 청와대는 종료 통보의 효력을 조건부로 정지시키는 극적인 반전을 택했다. 협정은 살아남았지만 양국 신뢰의 취약성만 재확인된 셈이었다.

군사 교류 자체는 꾸준히 존재했다. 2001년부터 한일 양국 해군은 수색구조훈련(SAREX)을 실시해 왔고, 2010년대 들어서는 다자 훈련의 틀 안에서 간접적인 연합훈련도 이어졌다. 그러나 양자 간 직접 연합훈련은 국내 여론의 반발을 우려해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2022년 9월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일 대잠전 훈련, 그리고 2023년 4월 3국 훈련의 정례화는 그 금기가 서서히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정적 분수령은 2023년 8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였다. 윤석열·기시다 후미오·바이든 세 정상은 3국 협력을 제도화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고, 위기 시 3자 협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핫라인' 체계를 구축했다. 같은 해 GSOMIA도 완전 정상화됐다. 그러나 이 흐름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한국 내 진보 진영은 이를 '한미일 군사동맹화'로 가는 위험한 길로 보고, 보수 진영은 북·중·러 밀착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옹호한다. 정권 교체가 있을 때마다 한일 방위협력의 온도는 크게 출렁여 왔고, 그 진자운동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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