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AI 플랫폼과 사업 다각화
Kakao's AI Platform Strategy and Divers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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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AI 플랫폼과 사업 다각화
카카오는 2023년 말 '카카오 AI'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리 차갑게 식어 있었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로 B2B 시장을 선점하고, 오픈AI·구글이 소비자 시장을 장악하는 사이, 카카오는 4,500만 명의 카카오톡 사용자라는 독보적인 자산을 쥐고도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혼란의 중심에는 AI 전략의 정체성 문제가 있었다.
카나나(Kanana): 뒤늦은 기반 모델 경쟁
카카오가 독자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카나나(Kanana)는 2025년 초 외부 공개를 시작했다. 카나나는 한국어 이해 능력에 특화된 모델로 설계됐으며, 특히 카카오톡 대화 맥락을 학습한 점이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모델 성능 자체보다 "언제,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활용처 문제가 더 자주 도마에 올랐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카카오톡 AI 기능('카카오 AI 채팅', 요약 기능, 비즈니스 메시지 자동 생성 등)에 우선 적용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카카오톡 비즈니스 메시지 AI 자동 작성 기능은 월간 활성 이용 기업 기준으로 수십만 건의 메시지 초안을 생성하는 수준으로 보고됐다.
카카오브레인의 해체와 통합
2023년 10월,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본사에 흡수 합병했다.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설립 이후 이미지 생성 AI '칼로(Karlo)'와 한국어 LLM 'KoGPT' 등을 개발했지만, 지속적인 영업 적자와 수익화 실패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합병은 AI 연구 역량을 내재화하고 카카오 플랫폼과 직접 연계하겠다는 명분이었으나, 현장에서는 인력 이탈과 연구 방향 혼선이 뒤따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시점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수사와 맞물려 그룹 전체가 경영 불안 국면에 빠진 시기이기도 했다. AI 중장기 투자보다 단기 수익성 개선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플랫폼 중심 AI 수익화 전략
카카오의 AI 수익화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카카오톡 AI 광고 타기팅 고도화다. 기존 카카오 모먼트 광고 플랫폼에 AI 기반 개인화 추천을 결합해, 광고주 전환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2025년 카카오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회복세를 보였는데, AI 타기팅 고도화가 기여 요인으로 언급됐다.
둘째, 카카오 클라우드(Kakao Cloud) 의 AI 인프라 서비스 확대다. 카카오클라우드는 GPU 서버 임대와 MLOps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스타트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나 AWS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국내 규제 환경에 민감한 금융·의료 분야 고객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셋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한 B2B 협업툴 AI 기능이다. 카카오워크에 AI 회의 요약·문서 자동 생성 기능을 추가하며 기업 고객 유지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커머스·핀테크 교차 확장
AI를 단순 기술이 아닌 사업 간 연결고리로 삼는 시도도 눈에 띈다. 카카오페이지와 멜론에서는 AI 기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했고, 카카오웹툰에서는 AI 보조 채색 도구를 작가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AI를 활용한 신용평가 보조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일부 서비스에 적용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다각화 전략은 동시에 "선택과 집중이 없다"는 비판도 받는다. AI 역량이 계열사마다 분산되어 있어 시너지보다 파편화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경쟁 구도와 카카오의 딜레마
카카오의 가장 큰 강점은 여전히 카카오톡이다.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 95% 이상, 하루 1억 건 이상의 메시지가 오가는 이 플랫폼은 그 자체로 AI 학습 데이터의 보고이자 서비스 배포 채널이다. 문제는 이 플랫폼을 AI 사업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경쟁사 대비 느리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클로바X를 B2B에 빠르게 안착시켰고, SKT는 에이닷(A.)으로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며 통신사·제조사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이 틈에서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인가, AI 기업인가"라는 정체성 질문에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6년 현재, 카카오는 AI 투자를 줄이는 대신 카카오톡 기반 생활편의 서비스(예약, 결제, 이동)에 AI를 얹는 방식으로 전략 중심을 이동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화려한 LLM 경쟁보다 일상 밀착형 AI 서비스에 승부를 거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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