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UL.WIKI

운동선수 복귀와 심리재활

Athletic Comeback and Psychological Rehabilitation

2026-07-09
목차 (4개 섹션)

2019년 시즌 도중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진 한 프로배구 선수는 수술 6개월 만에 무릎 자체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코트에 복귀한 첫 경기에서 스파이크 점프 후 착지하는 순간, 다리가 저절로 굳어버렸다고 훗날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의사는 "뼈와 인대는 다 나았다"고 했지만 몸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처럼 신체 재활이 끝난 시점과 실제로 예전 기량을 되찾는 시점 사이에는 종종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의 간극이 존재하며, 그 간극을 채우는 것이 바로 심리재활이다.

몸은 나아도 마음은 아니다

스포츠의학계에서는 이 현상을 '재부상 공포(fear of re-injury)'라고 부른다. 2013년 학술지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메타분석에 따르면, 무릎 수술을 받은 운동선수 중 약 33%만이 부상 이전 수준의 경기력으로 완전히 복귀했다. 나머지 다수는 신체 기능 검사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고도 스스로 복귀를 미루거나, 복귀 후에도 특정 동작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2021년 한 프로축구 골키퍼가 어깨 수술 후 복귀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주저하다 실점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히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재활 현장의 접근법

프로 구단들은 이제 정형외과 재활과 별도로 스포츠심리상담사를 배치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일부 구단은 '단계적 노출 훈련(graded exposure)'이라는 기법을 쓰는데, 부상 부위에 부담을 주는 동작을 가장 약한 강도부터 순서대로 다시 경험시켜 몸과 뇌가 "이 동작은 안전하다"고 재학습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대한스포츠의학회가 2022년부터 국가대표 선수단 대상으로 '복귀 전 심리 체크리스트'를 도입해, TSK(운동공포척도)라는 설문으로 선수의 재부상 불안 수준을 수치화한 뒤 일정 점수 이하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실전 복귀를 늦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논쟁: 복귀 시점을 누가 정하는가

문제는 이 기준이 종종 팀 성적, 계약 조건, 스폰서 일정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구단은 신체 검사 통과 즉시 실전 투입을 원하지만, 선수 본인이나 심리상담사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2018년 한 국내 배구단에서는 에이스 선수가 심리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며 복귀를 거부해 구단과 마찰을 빚은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의사·물리치료사·심리상담사·코칭스태프가 공동으로 복귀 여부를 결정하는 '다직군 복귀 위원회' 모델이 권장되고 있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2019년 합의문에서 신체적 준비뿐 아니라 심리적 준비도를 복귀 판단의 정식 항목으로 명시한 바 있다.

은퇴 이후로 이어지는 문제

복귀에 실패하거나 재부상이 반복되면 심리적 부담은 은퇴 결정 자체로 번지기도 한다. 스스로 몸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계속 뛰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판단 아래 이른 은퇴를 선택하는 선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스포츠심리학 분야에서는 심리재활을 부상 이후 한시적 처치가 아니라, 선수 생명 전체를 관리하는 장기 트랙으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문서 정보

최초 작성
최종 갱신
분류
스포츠

HANGUL.WIKI가 정리·작성한 문서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요한 내용은 공식 출처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의 오류나 정정 요청은 오류·정정 신고로 알려주시면 검토 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