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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그룹의 배터리 사업 재편과 전략

SK Group's Battery Business Restructuring and Strategic Di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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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6
목차 (4개 섹션)

2024년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소식이 발표되자 증권가는 술렁였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누적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계열사를 팔아치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실제로 그 관측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합병의 배경

SK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돼 출범한 이후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3년 연간 영업손실이 5,818억 원, 2024년에도 1분기부터 3,315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조지아 공장, 헝가리 이반차·코마롬 공장 등 해외 생산기지에 조 단위 자금을 쏟아붓는 와중에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는 이른바 '캐즘(chasm)' 국면까지 겹쳤다.

이 상황에서 SK그룹이 꺼낸 카드가 SK이노베이션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하는 SK E&S의 합병이었다. SK E&S는 도시가스 공급과 LNG 발전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내는 알짜 계열사였다. 합병 비율은 SK이노베이션 1주당 SK E&S 1.19주로 산정됐는데, 이 비율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SK이노베이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2024년 12월 주주총회 표결에서 찬성률이 84%대에 그쳐 상장사 합병치고는 이례적으로 팽팽한 표 대결이 벌어졌다.

포드·현대차와의 합작, 그리고 감산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에 포드와 함께 블루오벌SK(BlueOval SK) 합작공장을 짓고 있었지만,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 계획을 축소하면서 켄터키 2공장 가동 시점을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 현대자동차와는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별도 합작공장을 짓고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는데, 이는 현대차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미국 현지에서 조달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포석이었다. 다만 2025년 들어 미국 정치권에서 IRA 보조금 축소 논의가 나올 때마다 SK온 주가 및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출렁이는 패턴이 반복됐다.

미국 배터리 정책 리스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기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SK온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AMPC는 배터리셀 1kWh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해 SK온 조지아 공장 실적을 지탱해온 핵심 변수였는데, 이 제도가 흔들리면 조 단위 공장 투자의 손익분기점 계산 자체가 다시 짜여야 한다. SK그룹은 이 때문에 미국 내 추가 증설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유럽·국내 생산라인 효율화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택했다.

남은 과제

합병 이후에도 SK온 단독으로는 여전히 적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배터리 산업 자체가 중국 CATL·BYD의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세에 밀리는 가운데, SK온이 강점을 가진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향후 수년간 SK그룹 배터리 사업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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