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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한화의 경영 포트폴리오 전략 비교

SK vs Hanwha: Corporate Portfolio Strategy Compar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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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6
목차 (4개 섹션)

SK와 한화의 경영 포트폴리오 전략 비교

2023년 5월 23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사명이 한화오션으로 바뀌던 날, 조선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화가 드디어 방산-조선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슷한 시기 SK그룹은 정반대의 몸살을 앓고 있었다. 2023년 10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회장이 직접 "지금까지의 사업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며, SK는 그해 11월부터 이른바 '리밸런싱'이라는 이름의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같은 시기 두 그룹이 걸어간 길은 뚜렷하게 갈렸다 — 한화는 사들이고, SK는 정리했다.

확장으로 승부하는 한화

한화의 포트폴리오 전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방산·에너지 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폴란드에 수출하며 2022년 한 해에만 약 124억 달러 규모의 방산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고, 이는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방위산업을 '캐시카우'가 아닌 '성장엔진'으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2조 원에 인수하면서 잠수함·특수선 건조 역량까지 확보해, 육상·해상 방산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동시에 한화솔루션을 통한 태양광 사업, 한화생명을 통한 금융업까지 포함하면 한화의 전략은 "국가 안보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정책 흐름에 베팅한다"는 방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로 한화는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일명 '솔라허브')을 짓는 등, 정부 보조금과 정책 방향에 사업을 밀착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군살을 빼는 SK

반면 SK그룹은 2021~2022년 사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사 상장을 통해 몸집을 불렸던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2023년 하반기부터 SK는 비주력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는 작업을 본격화했는데, 대표적으로 SK쉴더스 지분 매각 검토, 11번가 매각 추진, SK에코플랜트의 환경 자회사 정리 등이 거론됐다. SK그룹 전체 계열사 수를 200개 아래로 줄이겠다는 목표까지 내부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축소 전략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다운턴과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대규모 적자가 있다. SK온은 2023년 한 해 영업손실이 1조 원을 넘어섰고, 이는 그룹 전체의 투자 여력을 크게 갉아먹었다. 결국 SK는 "돈 버는 사업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정리한다"는 전형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왜 다른 길을 택했나

두 그룹의 전략 차이는 단순히 경영 스타일의 차이가 아니라, 각 그룹의 핵심 사업이 처한 산업 사이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산업으로 2023~2024년 다운사이클을 겪었고, 이는 SK로 하여금 방어적 전략을 택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방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한 업종이었고, 한화는 이 타이밍에 정확히 올라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화의 공격적 확장이 부채비율 상승이라는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인수합병에는 필연적으로 차입이 따르기 때문에, 향후 방산 수요가 꺾이거나 태양광 업황이 둔화될 경우 한화 역시 SK와 비슷한 구조조정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결국 두 그룹의 전략은 "지금 잘되는 사업에 더 투자할 것인가, 안되는 사업을 먼저 정리할 것인가"라는 경영 판단의 타이밍 싸움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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