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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 부동산 폭등의 규제 회피 메커니즘

Seoul Suburb Real Estate Boom and Regulatory Arbitrage

금융·건강·법률 등 민감 주제입니다. 중요한 결정 전 전문가 확인을 권장합니다. 고지·면책 안내
2026-07-07
목차 (4개 섹션)

2026년 상반기, 경기도 하남 교산신도시 인근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문 앞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정보 있음"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뗐다를 반복했다. 규제가 바뀔 때마다 매물 호가가 하루 만에 5천만 원씩 뛰는 광경을 지켜본 지역 주민들은 이렇게 말한다. "규제가 생기면 그 규제를 피하는 법부터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갭투자 우회로'

정부는 2020년 이후 서울 강남·용산 등지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 실거주 목적이 아닌 매수를 사실상 차단했다. 이 구역에서는 주택을 매수할 때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고, 전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규제가 시행된 직후 인접한 비규제 지역, 특히 성남 분당이나 하남 미사 일대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2025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직후 3개월간 인접 비규제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다. 규제를 피해 자금이 그대로 옆 동네로 흘러간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풍선효과'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규제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역 경계 바로 바깥이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법인 명의 매수와 신탁 등기 활용

개인 명의 거래가 규제 대상이 되자 법인을 세워 매수하는 방식이 다시 늘었다. 2024년 종합부동산세 강화로 한풀 꺾였던 법인 명의 주택 매수 비중이, 2026년 3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수도권 아파트 거래의 6.7%까지 다시 올라왔다. 법인은 실거주 의무 적용 방식이 개인과 다르고, 매각 시 양도소득세 대신 법인세율을 적용받아 세부담을 낮출 여지가 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신탁 등기를 활용해 실소유주를 등기부상에서 가리는 사례도 감사원 2025년 감사보고서에서 지적됐다. 신탁사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수익권만 보유하는 구조로, 실거래가 신고 의무를 피하거나 대출 규제(DSR)를 우회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분양권 쪼개기와 '지분 쪼개기' 편법

재건축·재개발 구역에서는 '지분 쪼개기'가 여전히 성행한다. 하나의 단독주택 부지를 다세대주택으로 쪼개 여러 개의 분양권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이는 결과적으로 조합원 수를 늘려 사업성을 왜곡시키고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 전매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정비구역 지정 이후 신축 다세대주택에 대해 분양권을 인정하지 않는 '권리산정기준일' 제도를 강화했지만, 기준일 발표 직전 막판 쪼개기가 몰리는 부작용이 반복된다. 2025년 광명 뉴타운 일부 구역에서는 기준일 공고 3주 전 다세대주택 신축 허가가 평소 대비 4배 늘어난 사례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정책 대응과 한계

국토교통부는 2026년 초 '투기 의심거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해 법인·신탁·다운계약 등 이상 거래를 자동 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 한계를 지적한다. 규제가 특정 구역·특정 방식을 겨냥하는 한, 자본은 언제나 규제되지 않은 다음 경로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정책 연구자는 "구역을 좁게 지정할수록 경계 바깥의 반사이익만 커지고, 매수 주체를 개인으로 제한할수록 법인·신탁 같은 우회 도구가 정교해진다"고 진단한다. 결국 이 문제는 개별 규제의 허점을 막는 땜질식 대응이 아니라, 부동산 보유·거래에 대한 과세 체계 전반의 재설계 없이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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