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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Daesang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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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한 청년 사업가가 부산에서 조미료 공장을 세웠다. 그해 임대료조차 빠듯했던 그 공장은 훗날 한국인의 밥상을 바꿔놓을 기업의 출발점이 됐다. 대상㈜ 이야기다.

임창욱 명예회장의 부친 임대홍 창업주는 1956년 동아화성공업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세웠다. 당시 일본산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임대홍은 일본 유학 시절 발효 기술을 익혀 국산 조미료 '미원'을 개발했다. 1963년 출시된 미원은 이후 수십 년간 한국 조미료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했고, 한때 '미원'이라는 상표명이 조미료 자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처럼 쓰일 정도였다.

경쟁사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이 '미풍'을 내놓으며 격돌한 이른바 '조미료 전쟁'은 1970~80년대 한국 식품업계의 대표적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대상은 이 싸움에서 오랫동안 우위를 지켰지만, 1990년대 이후 다시다 등 종합조미료가 부상하면서 순수 화학조미료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변화를 겪었다.

대상의 진짜 체질 전환은 발효 기술을 핵으로 한 사업 다각화에서 이뤄졌다. 미원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아미노산 발효 기술을 바이오 소재, 식품첨가물, 전분당 사업으로 확장했고, 1997년에는 종가집(현 종가) 브랜드로 김치 시장에 뛰어들어 포장김치 부문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청정원 브랜드는 장류·소스류 시장에서 대상의 얼굴이 됐다.

2000년대 초 대상은 경영권 분쟁과 부채 위기를 겪기도 했다. 임창욱 명예회장 일가와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재무 압박이 겹치면서 한때 회사 존립이 흔들린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임세령·임상민 자매가 각각 대상홀딩스와 대상㈜ 경영에 나서면서 안정을 되찾았고, 특히 임상민 부회장은 해외 수출과 발효 바이오 사업 강화를 주도해왔다.

현재 대상은 글로벌 아미노산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라이신, MSG 등 발효 아미노산 제품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생산기지를 통해 수출하며, 단순 식품기업을 넘어 바이오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은 국내 식품 사업에 의존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변동과 내수 소비 둔화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미원'에서 '청정원'까지, 대상의 역사는 곧 한국 식탁의 변화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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