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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리더십 세대 교체와 기업 경영 전환

Leadership Succession in Korean Conglomer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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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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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생 이재용, 1978년생 정의선, 1985년생 구광모, 그리고 이제는 3세·4세 경영진까지." 2020년대 중후반 한국 재계를 관통하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세대 교체'다. 창업주와 그 아들 세대가 쌓아 올린 제조업 신화가, 이제는 손자·증손자 세대의 손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들어섰다. 문제는 이 교체가 단순한 회장님 얼굴 바뀌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승계에서 경영으로, 시간표가 달라졌다

과거 한국 대기업의 오너 승계는 대체로 '병상 승계'였다. 창업주가 노환이나 건강 악화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야 다음 세대가 전면에 나섰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사실상 전환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흐름은 다르다. LG 구광모 회장은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 직후 만 40세에 취임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 취임 당시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살아있는 승계'가 늘면서, 선대 회장이 상왕처럼 뒤에서 훈수를 두는 구조 대신 후계자가 초기부터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이 달라지는가 —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세대 교체가 실질적 의미를 갖는 지점은 사업 구조 개편 속도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해 별도 상장시켰고, 스마트폰 사업(LG전자 MC사업본부)을 2021년 과감히 철수시켰다. 창업주 세대라면 정서적으로 쉽지 않았을 결정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정의선 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2021년)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 사업으로 축을 넓혔다. 내연기관 중심이던 그룹 정체성 자체를 흔드는 베팅이다.

세습 경영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다

세대 교체를 둘러싼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오랫동안 재벌의 부실한 지배구조와 편법적 지분 승계를 비판해 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관련 1심 무죄 판결(2024년 2월)과 이어진 항소심 등은 승계 정당성 논쟁이 여전히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능력이 아니라 혈통으로 경영권이 결정된다는 비판, 그리고 이를 방어하기 위한 순환출자·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이 본업 경쟁력보다 우선시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전문경영인 체제와의 병행

흥미로운 점은 오너 3·4세들이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전문경영인에게 실무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이다. 오너는 신사업 방향과 대형 인수합병 같은 큰 그림에 집중하고, 사업부문별 세부 운영은 부회장·사장급 전문경영인이 맡는 이원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이는 오너 리스크(개인 사법 리스크가 그룹 전체 경영 공백으로 번지는 상황)를 줄이려는 학습 효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동안에도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체제로 실무를 운영해 왔다.

남은 과제

세대 교체가 곧 혁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냉정한 시각도 존재한다. 후계자가 젊다고 해서 반드시 파격적 결정을 내리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리더십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주가나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관건은 세대가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새 리더십이 급변하는 반도체·배터리·모빌리티 경쟁 환경에서 실제로 옳은 베팅을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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