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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논란과 미디어 표현의 사회적 책임

K-Drama Controversies and Social Responsibility in Media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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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시대에는 "막장 드라마"가 욕을 먹으면서도 시청률로 보상받았다. 그런데 넷플릭스 이후에는 욕만 먹고 끝나지 않는다.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소집되고, 실제 소송으로 번진다. 2021년 SBS 사극 《조선구마사》가 딱 그 사례다. 태종이 등장하는 초반 회차에서 중국풍 월병과 소품이 조선 왕실 연회 장면에 등장하고, 명나라 사신을 과도하게 예우하는 설정이 "역사왜곡이자 동북공정에 부역하는 콘텐츠"라는 반발을 불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짧은 기간에 20만 명 넘는 동의를 얻었고, 결국 SBS는 2회 방영 만에 조기 폐지를 결정했다.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이미 협찬 계약과 제작비가 투입된 시점이라 업계에서는 "사극 한 편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는 선례"로 두고두고 회자됐다.

비슷한 시기 tvN 《철인왕후》도 홍역을 치렀다. 원작이 중국 웹소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배경 때문에, 사도세자를 희화화하는 대사가 방영 전부터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실존 왕실 인물을 코미디 소재로 삼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원작자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국민청원까지 올라갔다. tvN 측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일부 대사와 장면을 수정하는 선에서 방영을 이어갔는데, 이는 "완전 폐지"와 "무시하고 강행" 사이의 절충안으로 평가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국내 방심위 등급 심의 체계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결이 다르다. 《수리남》(2022)은 실존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모티브로 삼으면서 실제 교회명과 유사한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 해당 교회 측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넷플릭스와 제작사가 일부 명칭과 장면에 대해 시정 조치를 약속했다. 이 사건은 "실화 기반"이라는 마케팅 문구가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업계에 각인시켰다.

폭력성 문제는 또 다른 축이다. 《오징어 게임》(2021)은 국내에서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방영돼 별다른 심의 이슈가 없었지만, 해외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필리핀·벨기에 등 일부 국가의 학교에서 극중 벌칙 게임을 모방한 학생들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현지 교육당국이 주의보를 내렸다. 넷플릭스라는 단일 플랫폼이 한 편의 콘텐츠를 전 세계 동시에 노출시키는 구조 자체가, 국가별로 다른 시청자 보호 기준을 무력화한다는 논쟁으로 이어졌다.

PPL 규제 위반도 반복되는 이슈다. 방송법 시행령은 간접광고가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허용된다고 규정하지만, 화면 전체를 채우는 클로즈업이나 대사로 직접 브랜드명을 언급하는 장면이 방심위 경고·주의 제재로 이어진 사례가 여러 건 쌓여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야기 몰입이 광고에 밀린다"는 피로감이 매 시즌 반복되는 셈이다.

이런 사례들을 관통하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파급력 사이에서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가. 지상파는 방심위라는 사후 규제 장치가 있지만, OTT 오리지널은 자율 등급 분류에 의존한다. 논란이 터질 때마다 "플랫폼 자율규제냐, 법적 심의 확대냐"는 논쟁이 반복되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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