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오픈AI가 소라(Sora)를 처음 공개했을 때 실리콘밸리보다 더 크게 술렁인 곳은 할리우드 배우조합이었다. 불과 8개월 전 배우·작가 노조가 인공지능의 초상권 무단 사용에 반발해 118일간 파업을 벌였던 터라, 텍스트 한 줄로 실사에 가까운 영상이 만들어지는 장면은 추상적 위협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 사건은 "AI 시대의 미디어 표현과 윤리적 책임"이라는 논의가 더 이상 학계 세미나의 주제가 아니라 방송사 편성표와 저작권 소송장에 등장하는 문제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문제의 핵심은 세 갈래로 갈린다. 첫째는 생성물의 사실성 문제다. 2023년 5월 미국 국방부 청사 인근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가짜 이미지가 SNS에 퍼지면서 뉴욕증시 S&P500 지수가 몇 분 만에 0.3%가량 출렁인 사례는, AI 생성 이미지가 단순 해프닝을 넘어 실물 경제에까지 파급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둘째는 초상·음성 도용 문제다. 2024년 1월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도용한 로보콜이 유권자들에게 투표 불참을 종용한 사건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AI 음성 로보콜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계기가 됐다. 셋째는 창작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문제다. 게티이미지는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자사 소유 이미지 1200만 장을 무단 학습에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훈련 데이터의 출처와 보상 체계를 둘러싼 국제적 법정 공방의 시작점이 됐다.
각국의 대응 속도와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유럽연합은 2024년 8월 발효된 AI법(AI Act)에서 딥페이크 콘텐츠에 대한 명시적 표시 의무를 규정했고, 한국은 2024년 1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딥페이크 선거운동 영상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은 2023년 이미 생성형 AI 서비스 관리 잠정 방법을 시행해 콘텐츠에 워터마크 삽입을 의무화한 선도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표현의 자유와 예술적 실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풍자·패러디 목적의 딥페이크까지 일괄 금지될 경우 정치 코미디나 다큐멘터리적 재연 기법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자율규제도 속속 등장했다. C2PA(Coalition for Content Provenance and Authenticity)라는 국제 표준 컨소시엄에는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BBC, 소니 등이 참여해 이미지·영상 파일에 생성 이력을 암호화 서명으로 기록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이 표준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카메라 제조사부터 플랫폼, 브라우저까지 전 구간이 동일한 규격을 채택해야 하는데 2026년 현재까지도 보급률은 제한적이다. 결국 기술적 해법과 법적 규제, 언론사의 자체 편집 가이드라인이 삼중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진단이며, 이 균형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향후 수년간 미디어 산업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어느 날 유튜브에 좋아하는 아이돌이 낯선 광고에 나와서 이상한 제품을 추천하는 영상이 뜬다면 어떨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AI가 사람 얼굴과 목소리를 흉내 내서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영상을 만드는 기술, 이른바 '딥페이크' 때문이다.
이 기술이 왜 문제가 되는지 실제 사례로 살펴보자. 2024년 1월 미국에서는 대통령 목소리를 흉내 낸 가짜 전화가 유권자들에게 걸려와 투표를 하지 말라고 속인 사건이 있었다. 사람들이 진짜 대통령의 말이라고 믿고 속아 넘어갈 뻔했다. 이처럼 AI로 만든 가짜 콘텐츠는 선거처럼 중요한 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저작권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작품이 AI 학습에 허락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게티이미지라는 큰 사진 회사는 자기 회사 사진 1200만 장이 허락 없이 AI 학습에 쓰였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열심히 만든 작품이 자기도 모르게 AI의 '교과서'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래서 여러 나라가 규칙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은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딥페이크로 만든 선거 영상을 아예 못 올리게 법으로 막았다. 유럽연합도 AI로 만든 콘텐츠에는 반드시 표시를 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사진이나 영상에 "이건 AI가 만들었다"는 도장 같은 걸 찍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는데, C2PA라는 국제 표준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든 AI 콘텐츠가 나쁜 건 아니다. 영화 특수효과나 게임 캐릭터, 언어가 다른 나라 사람과의 소통을 돕는 자막 등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누구를 속이려고' 만들었는지, '허락 없이' 남의 얼굴이나 작품을 썼는지에 있다. 그래서 AI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왜 쓰는지에 대한 책임감이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인터넷에서 보는 사진과 영상 중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구별하는 눈을 기르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는 영상을 봤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사실 그건 진짜가 아니라 컴퓨터가 만든 가짜 영상이었어요. 요즘 컴퓨터(AI)는 사람 얼굴이나 목소리를 흉내 내서 진짜처럼 보이는 그림과 영상을 아주 잘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이걸 '딥페이크'라고 불러요.
이런 기술은 마치 아주 잘 만들어진 가짜 열쇠와 같아요. 진짜 열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이 몰래 만든 거예요. 그래서 나쁜 사람이 이 기술을 쓰면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곤란하게 만들 수 있어요. 실제로 2024년에는 미국에서 대통령 목소리를 흉내 낸 가짜 전화가 사람들에게 걸려와서 큰 문제가 되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AI 기술이 다 나쁜 건 아니에요. 영화에서 멋진 우주선을 만들거나, 다른 나라 말을 우리말로 바꿔주는 데도 AI가 큰 도움을 줘요. 마치 칼이 요리에도 쓰이고 위험한 도구도 될 수 있는 것처럼, AI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어른들은 이런 가짜 영상을 구별할 수 있게 표시를 붙이는 방법을 만들고 있어요. 사진이나 영상에 "이건 AI가 만들었어요"라고 알려주는 작은 도장 같은 거예요. 나라마다 법도 만들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선거 때 AI로 만든 가짜 영상을 못 쓰게 법으로 정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있어요. 인터넷에서 신기한 영상을 보면 "이게 진짜일까?" 하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습관을 기르는 거예요. 출처가 이상하거나 너무 놀라운 내용이라면 어른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AI는 앞으로 우리 삶에 더 많이 등장할 텐데, 똑똑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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