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초, 한 대형 콜센터에서 상담사 300명이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새로 도입된 AI 응대 시스템이 문의의 80%를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특정 기업의 구조조정 사례가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 노동시장에서 반복될 장면의 예고편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23년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사무직·서비스직 업무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같은 해 발표한 연구에서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AI 자동화에 노출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이는 '완전 소멸'이 아니라 '업무 재구성'에 가깝다는 단서가 붙는다. 번역가는 사라지지 않지만, 초벌 번역을 AI가 담당하고 인간은 검수와 뉘앙스 조정을 맡는 식으로 역할이 바뀐다.
문제는 이러한 전환 속도가 사회 제도의 적응 속도를 앞지른다는 데 있다. 한국의 경우 2023년 기준 콜센터, 회계 보조, 번역, 데이터 입력 등 이른바 '중숙련 사무직'에 종사하는 인구가 약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다수는 재교육 프로그램이나 사회 안전망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시장 재편의 첫 파도를 맞고 있다.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은 언제나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왔다.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자동차가 마차를 대체하며 마부라는 직업은 사라졌지만, 정비공·주유소 직원·도로 건설 노동자라는 새로운 직군이 등장했다. AI 시대에도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감사관, 데이터 라벨링 전문가처럼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직업들이 이미 생겨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3년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2027년까지 8,3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는 동시에 6,900만 개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순감소는 있지만, 완전한 파국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낙관론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다. 사라지는 일자리와 생기는 일자리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콜센터 상담사가 곧바로 AI 윤리 감사관이 될 수는 없다. 재교육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그 격차를 메우지 못한 사람들은 실업 상태로 남거나 임금이 더 낮은 일자리로 밀려난다. 이는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이 2013년 발표한 논문 이후 꾸준히 제기된 우려가 바로 이것이다.
사회는 이에 대응해 몇 가지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고, 한국에서도 경기도가 2019년부터 청년 기본소득 정책을 시범 운영했다. 완전한 해법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AI로 인한 구조적 실업에 대응하는 사회 안전망 모델로 계속 논의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은 2024년 AI법(AI Act)을 통해 고위험 AI 시스템의 노동시장 영향을 평가하도록 의무화했다.
결국 관건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만들어낼 변화를 사회가 얼마나 빠르고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일자리의 총량이 유지되더라도, 그 이익과 손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에 따라 이 시대는 '풍요의 시대'로도, '불평등 심화의 시대'로도 기록될 수 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취업할 무렵, 지금 있는 직업의 상당수는 형태가 완전히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콜센터 상담, 번역, 회계 보조 같은 일들은 이미 AI가 상당 부분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세계경제포럼이라는 국제기구는 2027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8,3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동시에 6,9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바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100년 전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 마부라는 직업은 사라졌지만, 대신 정비공이나 주유소 직원 같은 새 직업이 생긴 것과 비슷하다.
지금도 10년 전에는 없던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AI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좋은 답을 얻는지 연구하는 사람이고, 'AI 윤리 감사관'은 AI가 차별적이거나 위험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지 검사하는 사람이다. 이런 직업은 챗GPT가 나온 2022년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콜센터에서 일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AI 윤리 감사관이 될 수는 없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는 시간과 돈이 필요한데,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래서 여러 나라가 대비책을 실험 중이다.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간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시험해봤다. 일을 하든 안 하든 정부가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국 경기도도 비슷한 정책을 청년들을 대상으로 시도한 적이 있다.
중요한 건 AI가 등장한다고 모든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살아남는가'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AI가 잘 못하는 것, 예를 들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창의적으로 새로운 것을 상상하는 능력, 복잡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러분이 지금 배우는 과목 중 어떤 것이 미래에도 쓸모 있을지 궁금하다면, 답은 '정답을 외우는 공부'보다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공부'에 가깝다. AI는 정답을 빨리 찾는 데는 강하지만, 무엇을 물어야 할지 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로봇 청소기를 본 적 있나요?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빗자루로 쓸었지만, 지금은 로봇이 알아서 청소를 해줘요. AI(인공지능)도 이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어요. 다만 청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자리'에서요.
요즘 전화 상담원 대신 AI가 전화를 받아주는 곳이 많아졌어요. 은행이나 쇼핑몰에 전화하면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 목소리가 먼저 응답하는 경우, 다들 한 번쯤 겪어봤을 거예요. 이렇게 AI가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그렇다면 사람들의 일자리가 다 없어질까요? 답은 "아니오"예요. 옛날에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말을 몰던 '마부'라는 직업은 사라졌어요. 하지만 대신 자동차를 고치는 '정비사', 기름을 넣어주는 '주유소 직원'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어요. AI도 똑같아요. 어떤 일은 사라지지만, 그 대신 새로운 일이 생겨나요.
실제로 요즘은 'AI한테 좋은 질문 하는 법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신기한 직업도 생겼어요. 10년 전에는 이런 직업이 아예 없었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어요. 새로운 일을 배우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어른들은 당장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핀란드라는 나라는 사람들에게 매달 돈을 조금씩 나눠주는 실험을 해본 적도 있어요.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거예요.
앞으로 여러분이 어른이 될 때쯤엔, AI가 못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더 필요해질 거예요. 예를 들면 친구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 어려운 문제를 여러 방법으로 풀어보는 것 같은 거요. 이런 건 아직 AI보다 사람이 훨씬 더 잘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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