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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세계화와 음식문화 산업

Globalization of Korean Cuisine and Food Culture Industry

202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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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 스트리밍 1위에 오르자 미국 대형마트 코스트코에는 냉동 달고나 뽑기 세트가 등장했고, 같은 해 미국 콘아그라는 '길거리 떡볶이' 냉동식품을 정식 출시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서구권에서 한식은 "매운 배추 절임을 먹는 나라의 음식" 정도로 취급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식 세계화의 흐름은 크게 세 국면으로 나뉜다. 첫 국면은 2000년대 초반 정부 주도의 '한식 세계화' 캠페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09년 한식재단을 설립하고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관 주도 캠페인 특유의 하향식 접근은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김치를 "Kimchi"로 표기 통일하는 데 그친 홍보성 사업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두 번째 국면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본격화된 한류 콘텐츠 확산과 맞물린 민간 주도 확산이다. K-POP 팬덤이 아이돌이 먹는 음식,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편의점 라면과 삼각김밥을 따라 소비하기 시작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며 '짜파구리'가 전 세계에서 검색됐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달고나·양은도시락도 같은 방식으로 소비됐다. 콘텐츠가 먼저 가고 음식이 뒤따르는 구조다.

세 번째 국면은 산업으로서의 정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K-푸드(가공식품 기준) 수출액은 2022년 약 90억 달러 규모로 집계됐고, 라면 단일 품목 수출액은 2023년 약 9억 5천만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2023년 기준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특정 국가 이미지가 아니라 '맛과 편의성'으로 현지 소비자를 설득했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의 한식당 확산과는 결이 다르다.

물론 논쟁도 있다. 하나는 '현지화 vs 정통성' 논쟁이다. 미국식 코리안 프라이드치킨이나 K-바비큐 타코트럭처럼 현지 입맛에 맞춰 변형된 형태가 확산의 주력이 되면서, 일부에서는 "이것이 진짜 한식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뉴욕타임스 등 해외 매체가 김치를 중국식 파오차이(泡菜)와 혼동해 표기하는 사건이 반복되면서 문화 원류 논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산업 구조의 쏠림 문제다. 수출 실적 대부분이 라면·김·냉동만두 등 소수 가공식품 품목에 집중돼 있어, 한식당 자영업 생태계나 전통 발효식품 산업으로 온기가 충분히 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해외 한식당 다수는 여전히 교민 상권에 머물러 있고,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고급 한식당과 저변의 영세 식당 사이 간극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한식 세계화는 정부 캠페인의 실패를 콘텐츠 산업과 민간 식품기업이 대체해 이뤄낸 결과에 가깝다. 남은 과제는 이 성장을 소수 인기 품목을 넘어 산업 전반과 지역 경제로 확산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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