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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방 협력의 강화

Strengthening South Korea-Japan Defense Cooperation

2026-06-28
목차 (7개 섹션)

한일 국방 협력의 강화

냉전이 끝나고 30년이 지나도록 한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민주주의 동맹국이면서도 군사 협력만큼은 최소한으로 유지해 왔다. 그 벽이 2023년 들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전환점: 2023년 캠프 데이비드

2023년 8월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이 흐름의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명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3국이 연례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군사 훈련을 상시화하며, 실시간 미사일 경보 데이터를 3국이 공유하는 체계를 명문화했다. 이전까지 한일 양자 군사협력이 미국을 경유해야만 가능했던 구조가 공식적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미일 「자유의 방패」 훈련이 공해상에서 처음으로 3국 해군 함정이 대잠전 훈련을 함께 실시하는 형태로 확대됐다. 북한 탄도미사일 경보를 한미일이 독립적으로 탐지·공유하는 시스템도 2023년 12월 가동에 들어갔다.

GSOMIA의 굴곡진 여정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때 체결됐다. 북한 핵·미사일 관련 군사정보를 미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교환하기 위한 협정이었지만, 국내 여론은 냉랭했다. 서명 당일 야당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장 앞에 드러눕는 시위를 벌였고, 일부 언론은 '굴욕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2019년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자, 문재인 정부는 같은 해 8월 GSOMIA 종료를 선언했다. 결국 협정 종료 6시간 전인 2019년 11월 22일 밤 "조건부 종료 유예"라는 묘한 형태로 봉합됐지만, 협정의 위상은 흔들렸다.

반전은 2023년 3월 윤석열-기시다 도쿄 정상회담에서 왔다. 양국은 강제동원(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합의했고, 이를 계기로 GSOMIA는 정상화 선언을 받았다. 협정이 사실상 완전히 작동하는 상태로 복귀한 것은 체결 7년 만이었다.

일본의 전략 변화와 한국의 셈법

2022년 12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국가안전보장전략」은 한일 협력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문서다. 이 전략은 일본이 전후 처음으로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명시했으며, 향후 5년간 방위비를 GDP 대비 2%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의 2024년 방위 예산은 약 7조 9,000억 엔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이는 NATO 기준에 맞춘 수치지만, 동시에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국내 논쟁도 불러일으켰다.

한국 입장에서 일본과의 협력 강화는 세 가지 현실을 반영한다. 첫째, 북한이 2022~2023년에만 탄도미사일을 70발 이상 발사하면서 위협 수준이 질적으로 달라졌다. 둘째, 중국의 군사력이 팽창하며 서해와 이어도 일대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 셋째, 미국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동맹 다층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실질 협력의 내용

현재 한일 국방 협력은 세 층위에서 진행된다. 정보 교환 층위에서는 GSOMIA를 통한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와, 2023년 말 가동된 3국 미사일 경보 공유 시스템이 핵심이다. 훈련 층위에서는 연 1회 이상 한미일 대잠·대공 훈련이 제도화됐고, 2024년에는 동해에서 처음으로 한일 해상 자위대와 해군이 독자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산업·방산 층위에서는 일본이 방산 수출 3원칙을 완화하면서 양국 간 장비 공동개발 논의가 시작됐다.

국내 반발과 역사 변수

협력 강화에 반발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2023년 징용 합의 직후 한국갤럽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일본의 진정한 사과 없이 이뤄진 굴복"이라고 응답했다. 독도·다케시마 영토 분쟁은 매년 일본 교과서 기술과 방위백서 표현이 나올 때마다 외교 갈등으로 비화한다. 일본 내에서도 자민당 일부 의원들이 "한국은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복하며 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역사 문제와 안보 협력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은 현 정부의 공식 방침이지만, 두 트랙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2019년의 경험은 경제·역사 갈등이 즉각 안보 협력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전망

한일 국방 협력의 심화는 이제 단순한 양국 관계를 넘어 인도-태평양 안보 구조의 일부가 됐다. 미국은 이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으며, 한미일 협력 제도화는 정권 교체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문서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2025년 한국 대선, 일본 참의원 선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정책 등 변수가 많다. 협력의 인프라는 빠르게 쌓이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위기 시 어떻게 작동할지는 아직 시험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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