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9월 17일 저녁, 잠실주경기장 트랙 위로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한 소년의 모습이 전 세계 160여 개국에 생중계됐다. 그날 서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이 경기장은 원래 저습지와 뽕밭이었던 송파구 잠실동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특구로 바꿔놓은 상징적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잠실의 진짜 이야기는 올림픽보다 훨씬 앞서, 그리고 훨씬 복잡하게 시작된다.
잠실(蠶室)이라는 이름 자체가 조선시대 누에를 치던 방을 뜻한다. 원래 이 일대는 한강 본류와 샛강 사이에 낀 하중도(河中島)였고, 1971년부터 시작된 한강개발 3개년 계획으로 샛강을 매립하면서 지금의 육지 형태가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이 매립지에 잠실지구 종합개발계획을 세우고 1975년부터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는데, 이때 지어진 잠실주공1~4단지는 이후 40년 가까이 서울 동남권 중산층 주거의 표준 모델로 기능했다.
전환점은 1981년 서울이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찾아왔다. 정부는 잠실 일대를 올림픽 경기의 핵심 무대로 지정하고 주경기장, 실내체육관, 수영장, 야구장을 포함하는 종합운동장 단지를 1984년까지 완공했다. 특히 1982년 완공된 잠실야구장은 그해 출범한 프로야구 원년부터 OB 베어스와 MBC 청룡(이후 LG 트윈스)의 홈구장으로 쓰이며 한국 스포츠 문화사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연간 관중 100만 명을 넘긴 최초의 국내 야구장이 바로 잠실이었다.
2000년대 이후 잠실의 정체성은 또 한 번 바뀐다. 2010년 재건축이 시작된 잠실주공1~4단지 자리에는 리센츠, 트리지움, 엘스, 파크리오 등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고, 2016년에는 롯데월드타워가 555m 높이로 완공되며 국내 최고층 건물이라는 새로운 상징이 스카이라인에 추가됐다. 이 과정에서 잠실은 스포츠 인프라와 초고층 주거·상업시설이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 형태를 갖추게 됐지만, 동시에 재건축 특혜 논란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서울 강남권 집값 문제의 상징적 사례로도 자주 거론됐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해 마이스(MICE) 산업·전시컨벤션·스포츠를 결합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잠실주경기장은 2025년까지 리모델링을 거쳐 콘서트·국제대회 겸용 시설로 재단장됐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코엑스~잠실 지하공간 연결,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 등과 맞물려 사업비 조달 방식과 특혜 시비를 둘러싼 논쟁이 반복적으로 제기됐고, 인근 상인단체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발이익 배분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잠실은 이제 단순한 주거지나 경기장이 아니라, 스포츠·주거·상업·국제행사가 얽힌 서울 도시계획의 최전선 사례로 평가받는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실역에 내리면 한쪽엔 555m짜리 롯데월드타워가, 다른 한쪽엔 야구 함성이 울리는 잠실야구장이 보인다. 두 풍경이 한 동네에 공존하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사실 이 동네는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한강 위에 떠 있던 섬이었다.
잠실은 원래 '누에를 치던 방'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뽕밭이 있던 하중도였다. 1970년대 초 서울시가 한강 물길을 정리하면서 이 섬 주변을 메워 지금의 땅 모양을 만들었고, 그 자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진짜 변화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찾아왔다. 정부가 잠실 일대에 주경기장과 야구장, 체육관을 몰아 지으면서 이곳은 하루아침에 국가대표급 스포츠 단지가 됐다. 특히 1982년 문을 연 잠실야구장은 그해 시작된 프로야구의 중심 무대가 됐고, 지금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라는 두 팀이 한 구장을 나눠 쓰는 특이한 곳으로 유명하다.
2010년대 들어서는 낡은 아파트 단지들이 리센츠, 엘스, 파크리오 같은 새 아파트로 재건축됐고, 2016년엔 국내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됐다. 그래서 지금 잠실에 가면 오래된 야구 팬심과 최신 초고층 빌딩, 놀이공원(롯데월드)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요즘 서울시는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를 국제 행사와 전시·컨벤션이 열리는 큰 복합지구로 키우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잠실주경기장도 콘서트나 국제대회를 열 수 있도록 새로 단장됐다. 다만 이런 개발이 진행될수록 주변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잠실은 "서울에서 제일 비싼 동네" 논쟁이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지역이 됐다. 스포츠와 도시 개발, 부동산 문제가 한 동네 안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셈이라, 잠실을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압축적으로 알 수 있다.
서울 잠실에 가면 아주 높은 빌딩이랑 야구장이 나란히 서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마치 롤러코스터가 있는 놀이공원 옆에 갑자기 우주선이 서 있는 것처럼 신기한 풍경이에요.
옛날에 잠실은 지금이랑 완전히 달랐어요. 사실 잠실은 한강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이었답니다. '잠실'이라는 이름도 누에를 키우던 방이라는 뜻이었어요. 옛날 사람들은 이곳에서 누에를 길러 비단실을 뽑았대요.
그런데 1970년대에 서울시가 섬 둘레의 강물을 메워서 땅으로 만들었어요. 마치 물웅덩이를 흙으로 메꿔서 운동장을 만드는 것처럼요. 그렇게 생긴 넓은 땅에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섰어요.
가장 큰 변화는 1988년에 일어났어요.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되면서, 잠실에 커다란 경기장들이 한꺼번에 지어졌거든요. 축구도 하고 육상도 하는 큰 주경기장, 야구장, 수영장, 체육관까지 전부 이곳에 생겼어요. 그중에서도 야구장은 지금까지도 두산 베어스랑 LG 트윈스라는 두 야구팀이 사이좋게 나눠 쓰고 있어요.
시간이 더 지나서는 낡은 아파트들을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지었고, 2016년에는 555미터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도 세워졌어요. 그 옆에는 회전목마와 자이로드롭이 있는 롯데월드 놀이공원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 잠실에 가면 한자리에서 야구 경기도 보고, 엄청 높은 빌딩도 구경하고, 놀이기구도 탈 수 있어요. 작은 섬이었던 동네가 이렇게 크게 변한 걸 보면, 도시도 사람처럼 계속 자라고 바뀐다는 걸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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