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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도시 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 논쟁

Urban Regeneration in Seoul and Gentrification Debates

202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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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 성수동 카페거리의 한 임대인은 3년 전 보증금 3천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이던 상가를 갑자기 월세 400만 원으로 올려 불렀다. 세입자였던 수제 구두공방 주인은 결국 문을 닫고 인근 성수2가로 옮겼지만, 그곳마저 1년 뒤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 이야기는 서울 도시재생 정책이 낳은 가장 씁쓸한 풍경 중 하나로 꼽힌다.

도시재생 뉴딜의 시작

서울시는 2017년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맞물려 낙후된 저층 주거지·상업지역에 예산을 투입해 골목을 되살리는 정책을 본격화했다. 성수동, 익선동, 연희동, 창신동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낡은 한옥과 오래된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갤러리·공방으로 채우는 방식은 초기에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익선동의 경우 2015년만 해도 재개발 예정지로 방치돼 있던 한옥 밀집지가 2019년에는 주말 하루 방문객이 수만 명에 달하는 '핫플레이스'로 변모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림자

문제는 상권이 살아나는 속도와 임대료가 오르는 속도가 정확히 일치했다는 점이다. 서울시 상가임대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익선동 일대 상가 임대료는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평균 2.5배 이상 뛰었다. 원주민과 초기 상인들은 정작 자신들이 만든 상권의 열매를 누리지 못하고 밀려났다. 학계에서는 이를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이라 부르며, 서울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보고서는 익선동·경리단길·서촌 등 6개 지역을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 재정착이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했다.

경리단길은 이 현상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남아있다. 2010년대 초반 이탈리아·스페인 음식점들이 들어서며 명소가 됐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임대료가 감당 안 될 정도로 치솟자 상인들이 대거 이탈했고, 2020년 무렵에는 빈 상가가 줄줄이 늘어서는 '역젠트리피케이션'까지 겪었다. 뜨자마자 죽는 상권의 전형이 된 셈이다.

서울시의 대응책과 한계

서울시는 2015년 '장수마을 상생협약'을 시작으로 성수동·서촌 등지에 '상생협약(자율 임대료 안정화 협약)'을 도입했다.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임대료 인상률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 동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법적 강제력이 없어 협약 참여율이 낮고, 새로 건물을 매입한 소유주는 협약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2018년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계약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늘렸지만, 신규 임차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한 바퀴 돌고 나면' 다시 임대료가 뛰는 구조는 그대로다.

대안과 남은 논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법을 둘러싼 의견은 갈린다. 일부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이나 공공이 상가를 매입해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앵커시설' 모델을 제안한다. 서울시가 2020년 이후 창신동·숭인동 재생사업에서 시도한 공공 매입 방식이 그 사례다. 반면 시장 논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임대료 규제가 결국 신규 투자를 위축시켜 지역 자체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반박한다. 도시재생이 원주민을 위한 것인지, 관광객과 투자자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서울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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