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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글로벌화: 성공 동인과 한계

Korean Cuisine Globalization: Success Factors and Limits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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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 직후, 미국 아마존에서 달고나 만들기 세트 판매량이 사흘 만에 300% 뛰었다. 같은 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미국 냉동식품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넘겼는데, 이는 현지 1위 냉동만두 브랜드였던 링링(Ling Ling)을 밀어낸 결과였다. 한식의 글로벌화는 더 이상 교민 사회를 위한 반찬가게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국적 식품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산업 서사가 됐다.

이 흐름의 시작점을 정확히 짚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2020년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 변곡점으로 꼽힌다. 문화 콘텐츠가 먼저 해외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호기심이 음식 소비로 이어지는 경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 이용 경험자의 절반 가까이가 이후 한식을 접해봤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K팝이나 드라마가 단순 오락 상품이 아니라 식품 수출의 마케팅 채널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매년 해외 한식당 실태조사를 벌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2023년 기준 해외 한식당 수는 약 4만 곳으로 추산되는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늘었다.

성공 동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앞서 말한 콘텐츠 후광 효과다. 둘째는 '매운맛'과 '발효'라는, 서구 식문화에서 상대적으로 낯설었던 감각을 상품화한 것이다. 신라면의 매운맛은 한때 수출의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차별화 포인트가 됐다. 셋째는 현지화 전략이다. 비비고 만두가 미국에서 성공한 배경에는 한국식 맛을 그대로 밀어붙이지 않고, 현지 소비자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크기와 향신료 배합을 조정한 제품 기획이 있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우선 '한식'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해외에서 종종 일식·중식과 뭉뚱그려 인식된다. 뉴욕이나 파리의 비전문가 소비자에게 비빔밥과 스시의 경계는 흐릿하다. 둘째, 원재료 조달의 문제다. 김치의 핵심 원료인 배추가 기후변화로 국내 작황이 불안정해지면서, 해외 한식당들은 현지 재배 채소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이는 맛의 표준화를 어렵게 만든다. 셋째는 인력난이다. 해외 한식당 대부분이 한국인 조리사 수급에 의존하는데, 비자 문제와 임금 격차로 숙련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aT 조사에서도 해외 한식당 운영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전문인력 부족'이 반복적으로 1위에 오른다.

결국 한식의 글로벌화는 문화 콘텐츠라는 순풍을 탔지만, 그 순풍이 꺼졌을 때도 자생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K팝이나 드라마의 인기 주기는 짧고 변덕스러운 반면, 식품 산업은 공급망과 인력이라는 훨씬 느리고 무거운 기반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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