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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글로벌 프랜차이즈화 전략과 현지화

Korean Food Globalization: Franchise Strategy and Loc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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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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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 강남의 한 프랜차이즈 본사 회의실. 미국 텍사스에서 막 돌아온 개발팀장이 내놓은 보고서에는 뜻밖의 숫자가 적혀 있었다. 현지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본사가 야심 차게 밀었던 정통 비빔밥이 아니라, 매콤한 소스를 얹은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였다. 이 장면은 한식 프랜차이즈가 해외에서 부딪히는 근본적인 딜레마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 정체성을 지킬 것인가, 시장에 맞출 것인가.

한식의 해외 프랜차이즈화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해외 진출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15년 약 40개에서 2023년 200개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선봉에 섰다. 교촌치킨은 200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매장을 넓혔고, bhc·굽네치킨·BBQ 역시 동남아시아와 중동, 미국 시장에 각각 진출해 경쟁을 벌였다. BBQ는 한때 2030년까지 전 세계 5만 개 매장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식다움'을 어디까지 유지하느냐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이를 흔히 현지화(localization)와 표준화(standardization) 사이의 긴장으로 설명한다. 완전한 표준화는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 일관성을 지키기 쉽지만 현지 입맛과 충돌할 위험이 크다. 반대로 과도한 현지화는 '한식'이라는 카테고리 자체의 매력을 희석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로 미국에 진출한 일부 브랜드는 매운맛 단계를 세분화하거나,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은 식재료로 전면 교체하는 등 조리법을 상당 부분 조정했다. 중동 진출 브랜드들이 돼지고기 성분을 완전히 배제하고 소고기·닭고기 기반 메뉴로 재구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류와 식자재 공급망도 걸림돌이다. 고추장, 액젓, 특정 품종의 배추 같은 핵심 원료를 현지에서 동일한 품질로 조달하기 어려워, 상당수 브랜드가 한국에서 소스류를 완제품으로 수출하거나 현지 합작 공장을 세우는 방식을 택했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비비고 만두 공장을 지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투자는 초기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품질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현지 인건비·물류비를 낮추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와의 결합이 결정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 흥행 이후 서구권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고, 프랜차이즈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매장 인테리어와 홍보에 한류 이미지를 적극 차용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전략이 한식을 '이국적 유행'으로만 소비시켜 지속가능한 수요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결국 한식 프랜차이즈의 성패는 유행을 넘어 현지인의 일상 식습관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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