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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AI 시대의 저작권·초상권 재정의

Redefining Copyright and Rights in the Generative AI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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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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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뉴욕남부지법 배심원단은 게티이미지가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 평결을 내렸다. 스테이블 디퓨전 학습 데이터셋에 워터마크가 박힌 게티 사진 수백만 장이 그대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로그 분석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AI가 그림을 그린다"는 말이 실제로는 "누군가의 그림을 재료로 새 그림을 만든다"는 뜻임을 법정에서 처음으로 숫자로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저작권 문제의 핵심은 세 단계로 쪼개진다. 첫째는 학습(training) 단계 —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텍스트·음성을 허락 없이 긁어다 모델을 훈련시키는 행위가 저작권 침해인지. 둘째는 산출물(output) 단계 — AI가 뱉어낸 결과물이 원작과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셋째는 등록(registrability) 단계 — AI가 만든 결과물 자체에 저작권을 줄 수 있는지다. 미국 저작권청은 2023년부터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최소 수준 이상"이어야 등록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2024년 한 만화가가 AI로 그린 컷을 프롬프트 800개로 수정·배치했다며 등록을 신청했다가 결국 반려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프롬프트를 아무리 정교하게 써도 "지시"이지 "붓질"은 아니라는 논리다.

한국은 2023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낸 'AI-저작권 안내서'에서 미국과 비슷한 결론을 냈다. AI 단독 생성물은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되, 인간이 편집·배치·수정을 통해 창작적 개성을 더한 부분만 별도로 보호한다는 절충안이다. 문제는 그 경계가 실무에서 극도로 모호하다는 점이다. 웹툰 작가 협회는 2024년 조사에서 응답 작가의 61%가 "AI 보조 도구를 쓰는지 밝히기 꺼려진다"고 답했는데, 이는 독자 반발보다도 저작권 인정 여부가 불투명해서 생기는 위축 효과에 가깝다.

초상권 쟁점은 저작권보다 더 즉각적인 피해로 이어진다. 딥페이크 음란물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2020년 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허위영상물 제작·반포를 처벌하고 있지만, 2024년 8월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에서 드러났듯 가해자 다수가 미성년자였고 유포 속도를 법 집행이 따라잡지 못했다. 배우·가수의 얼굴과 목소리를 학습해 광고에 무단 사용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2024년 5월 성우 유튜버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학습된 TTS 서비스에 집단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건, 같은 해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오픈AI의 챗GPT 음성이 자신의 목소리와 흡사하다며 공개 항의한 사건이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초상·음성권 논쟁에 불을 붙였다.

입법 대응은 세계적으로 파편화돼 있다. 유럽연합은 2024년 8월 발효된 AI법(AI Act)에서 학습 데이터 출처를 요약해 공개하도록 의무화했고, 미국 테네시주는 2024년 3월 'ELVIS법'을 통과시켜 목소리·초상을 명시적 재산권으로 규정했다. 반면 한국은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이 2024년 국회에 발의됐지만 AI 관련 조항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규제 공백기에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경쟁"이라는 냉소적 평가도 나온다. 결국 이 논쟁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창작 노동의 가치를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의 새로운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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