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첫째 주만 되면 한국 언론사 데스크에는 어김없이 같은 제목의 기사가 걸린다. "올해도 무산". 노벨 과학상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반복되는 이 풍경은 이제 하나의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았다. 2024년 10월,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지만, 정작 물리학·화학·생리의학상 발표 때는 예년처럼 조용히 지나갔다. 문학상의 감격과 과학상의 침묵이 같은 해에 공존한 이 장면이야말로 한국 과학계가 처한 위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숫자로 보는 격차
한국의 R&D 투자는 국제 비교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OECD 통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9%대로 세계 최상위권이며, 이스라엘과 선두를 다툰다. SCI급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 건수도 연간 6만 건을 넘어 세계 12위 수준이다. 그런데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2026년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이웃 일본은 2000년대 이후에만 자연과학 분야에서 20명 넘는 수상자를 배출했다. 2000년 시라카와 히데키의 화학상 수상을 시작으로 거의 해마다 후보로 거론될 만큼 저변이 두텁다. 2016년 오스미 요시노리가 세포 자가포식(autophagy) 연구로 생리의학상을 받았을 때, 국내 언론은 "일본은 되는데 한국은 왜 안 되나"라는 질문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히 "돈을 더 쓰면 된다"로 끝나지 않는다. 노벨상은 통상 수상 시점보다 20~30년 앞선 연구 성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금 받는 상은 1980~90년대 투자의 결실인 경우가 많다. 한국의 본격적인 기초과학 투자는 2000년대 이후에야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왜 유독 어려운가
전문가들이 꼽는 구조적 원인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성과 평가 체계가 단기 논문 실적 중심으로 짜여 있어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위험한 연구를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연구실 내 위계 문화가 젊은 연구자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억누른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셋째, 노벨상급 성과는 대개 한 사람의 천재가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인프라와 후속 세대 양성의 결과물인데, 한국은 이 축적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2011년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한국판 노벨상 프로젝트로 불린다. 대전 본원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연구단을 꾸려 최소 10년 이상 안정적 지원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3~5년 단위 과제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IBS 산하 연구단 중 일부는 국제 학계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 수상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학상과 과학상, 다른 셈법
한강의 2024년 수상을 두고 "문학은 되는데 과학은 안 된다"는 비교가 쏟아졌지만, 두 상은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문학상은 개인의 창작물을 심사하지만, 과학상은 특정 발견의 학술적 파급력이 수십 년에 걸쳐 검증된 뒤에야 수여된다. 그럼에도 이 비교가 계속 소환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가 단위의 과학적 성취를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거의 유일한 상징적 지표가 노벨상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시밀러 등 산업 경쟁력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이 유독 기초과학의 최고 영예 앞에서는 멈춰 서 있다는 사실은, 응용 기술과 순수 학문 사이의 오래된 간극을 드러낸다.
노벨상 발표 시즌마다 한국 뉴스에는 비슷한 문장이 등장한다. "올해도 과학 분야 수상자는 없었습니다."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아 온 나라가 들썩였지만, 같은 해 물리학상·화학상·생리의학상에서는 한국인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이 대비는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남겼다. 한국은 연구비도 많이 쓰고 논문도 많이 내는데, 왜 노벨 과학상은 아직 한 번도 못 받았을까?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실제로 한국이 연구개발에 쓰는 돈은 나라 경제 규모 대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국내총생산의 약 5%에 가까운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이건 이스라엘과 함께 세계 1~2위를 다투는 수치다. 발표하는 과학 논문 수도 연간 6만 건이 넘어 세계 12위권이다. 그런데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아직 없다. 반면 옆 나라 일본은 2000년 이후로만 20명 넘는 과학 분야 수상자를 배출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다. 노벨상은 대개 20~30년 전에 이뤄진 연구를 뒤늦게 평가해서 주는 상이다. 한국이 기초과학에 진짜로 큰돈을 쓰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이기 때문에, 그 성과가 노벨상으로 이어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연구 문화다. 한국 연구실은 짧은 기간 안에 논문을 많이 써내야 좋은 평가를 받는 구조가 많아서, 10년 20년씩 걸리는 위험한 도전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풀어보려고 2011년에 만들어진 곳이 기초과학연구원(IBS)이다. 대전에 본부를 둔 이 연구소는 연구단마다 최소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지원해서, 당장 성과가 안 나와도 오래 매달릴 수 있게 해준다. 한국판 노벨상 프로젝트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문학상과는 다른 이야기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과학 분야 수상은 사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이야기다. 문학상은 작품 하나를 놓고 평가하지만, 과학상은 어떤 발견이 수십 년에 걸쳐 학계에서 검증받아야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사람들이 계속 이 둘을 비교하는 이유는, 노벨상이 한 나라의 과학 실력을 세계가 인정하는 거의 유일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나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 기술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정작 기초과학 최고 영예 앞에서는 아직 멈춰 서 있다는 사실은 여러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가을이 되면 텔레비전 뉴스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어요. "올해도 한국인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없었습니다." 2024년에 한강 작가님이 노벨 문학상을 받아서 온 나라가 기뻐했지만, 같은 해에 과학 분야에서는 한국인이 상을 받지 못했어요. 이상하죠? 한국은 과학 연구에 돈도 많이 쓰고 논문도 많이 쓰는데 말이에요.
얼마나 많이 쓰길래?
한국은 나라 살림 중에서 과학 연구에 쓰는 돈의 비율이 세계에서 손꼽히게 높아요. 우리나라가 벌어들이는 돈의 약 20분의 1을 연구에 쏟아붓는 셈이에요. 한 해에 쓰는 과학 논문도 6만 편이 넘어요. 그런데도 노벨 과학상은 아직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어요. 반대로 이웃 나라 일본은 2000년 이후에만 스무 명 넘는 사람이 노벨 과학상을 받았어요.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에요. 노벨상은 아주 오래전, 20년이나 30년 전에 한 연구를 나중에서야 알아봐 주는 상이거든요. 한국이 기초과학에 큰돈을 쓰기 시작한 건 2000년대부터라서, 그 씨앗이 열매를 맺으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몰라요.
또 다른 이유는 연구하는 방식이에요. 한국 연구실은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빨리빨리 보여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하며 도전하는 어려운 연구는 하기가 힘들어요. 이걸 바꿔보려고 2011년에 대전에 기초과학연구원이라는 곳을 만들었어요. 여기서는 연구팀에게 적어도 10년은 기다려 주기로 약속했어요. 당장 결과가 안 나와도 괜찮으니 큰 목표에 도전해 보라는 뜻이에요. 사람들은 이곳을 "한국의 노벨상 공장"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문학상과는 조금 달라요
한강 작가님이 받은 문학상이랑 과학자가 받는 상은 상을 주는 방식이 달라요. 문학상은 작품 하나를 보고 정하지만, 과학상은 어떤 발견이 맞는지 세계 여러 과학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확인한 다음에야 줘요. 그래서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려요.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우리가 실생활에서 쓰는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벨 과학상이라는 상장을 받으려면 아직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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