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육상 중장거리 종목 메달을 에티오피아와 케냐 선수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자, 스포츠과학계는 뒤늦게 한 가지 사실을 주목했다. 해발 2,240m 도시에서 열린 대회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대회를 기점으로 "고지대에서 훈련하면 평지에서 더 잘 뛴다"는 가설이 본격적인 연구 대상이 되었다.
고지훈련의 생리학적 근거는 비교적 단순하다. 해발 2,000~2,500m 구간에서는 대기 중 산소 분압이 해수면 대비 약 20~25% 낮아진다. 신체는 이 저산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신장에서 에리스로포이에틴(EPO) 분비를 늘리고, 이는 골수의 적혈구 생산을 자극한다. 2~3주 체류 시 헤모글로빈 농도가 3~7%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하며, 이는 산소 운반 능력 향상으로 이어져 이론상 지구력 종목 퍼포먼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문제는 "고지에서 훈련하면서 동시에 강도 높은 훈련을 유지할 수 있는가"였다. 저산소 환경에서는 최대산소섭취량(VO2max)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고지에 머물며 평소와 같은 강도로 훈련하면 오히려 근력·스피드 훈련의 질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나왔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벤 레빈(Ben Levine) 박사와 짐 스트레이 건더슨(Jim Stray-Gundersen) 박사가 제안한 것이 그 유명한 "고지 거주-저지 훈련(Live High-Train Low, LHTL)" 모델이다. 1997년 발표된 이들의 유타주 연구에서, 선수들은 해발 2,500m 지점에서 잠을 자고 800m 지점에서 훈련한 결과, 5,000m 기록이 평균 1.1% 단축되는 성과를 보였다. 이는 엘리트 선수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격차다.
하지만 모든 선수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responder(반응자)"와 "non-responder(비반응자)"로 구분하는데, 유전적으로 EPO 반응성이 낮은 선수는 4주 이상 고지에 머물러도 헤모글로빈 증가가 거의 없다는 보고가 있다(2010년 카르멘 부야 등의 메타분석). 또한 국제육상연맹(World Athletics, 옛 IAAF) 산하 연구팀은 혈액 도핑과 고지훈련 효과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연적 적응과 인위적 조작(적혈구 자가수혈 등)을 구분하는 기준 마련에 애를 먹어왔다.
실제 현장에서는 인공적으로 저산소 환경을 만드는 저산소 텐트(altitude tent)나 저산소실(hypoxic chamber)이 값비싼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케냐 이텐(해발 2,400m),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2,355m), 미국 콜로라도 볼더(1,655m) 등은 대표적 고지훈련 성지로 꼽히며, 실제로 세계 마라톤 상위 기록 보유자 다수가 이들 지역 출신이거나 정기적으로 체류한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이텐 출신 선수가 뛰어난 것은 고도 때문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매일 10km 이상을 맨발로 통학하며 형성된 신경근 효율성과 낮은 체지방률, 그리고 사회경제적 동기 때문"이라는 반론을 제기해왔다. 즉 고지훈련의 순수 효과를 유전·환경·문화적 요인과 분리해내기가 실험적으로 매우 까다롭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포츠생리학계의 대체적 합의는, 이미 최정상급 지구력을 갖춘 선수에게 3~4주의 LHTL 방식 고지훈련이 2차 산소 운반 능력을 1% 안팎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나, 그 효과의 크기가 개인차·비용·시행 방식에 따라 크게 갈리며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점이다.
마라톤 세계기록 상위권을 보면 케냐나 에티오피아 선수 이름이 유독 많다. 우연일까? 스포츠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그 답을 "고도"에서 찾아왔다.
산 위로 올라가면 공기 중 산소가 줄어든다.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서는 산소 농도가 평지보다 약 20% 정도 낮다. 우리 몸은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고 비상 대응을 시작하는데, 신장이라는 장기가 "적혈구를 더 만들어라"는 신호(EPO라는 호르몬)를 보낸다. 적혈구는 몸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택배기사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수가 늘어나면 근육에 산소가 더 빨리, 더 많이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에서 유리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훈련을 세게 하면 오히려 힘이 덜 나서 훈련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의 스포츠과학자 벤 레빈 박사는 1997년 아주 영리한 방법을 제안했다. "잠은 높은 곳에서 자고, 훈련은 낮은 곳에서 하자"는 것이다. 이를 "고지 거주-저지 훈련"이라고 부른다. 실제 실험에서 이 방법을 쓴 선수들은 5,000m 달리기 기록이 평균 1% 정도 빨라졌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세계 최고 수준 선수들 사이에서 1%는 순위를 몇 계단이나 바꿀 수 있는 큰 차이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몸이 고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해서 적혈구가 잘 늘어나고, 어떤 사람은 몇 주를 머물러도 별 차이가 없다. 유전적 차이 때문이다.
또 하나, 케냐 선수들이 잘 뛰는 이유가 정말 고도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있다. 케냐 이텐 지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매일 등하교를 몇 킬로미터씩 맨발로 뛰어다니며 자랐다. 그러니까 고도뿐 아니라 어릴 적 생활습관, 체형, 훈련 문화까지 겹쳐져서 지금의 실력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학자들도 많다.
정리하면, 고지훈련은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지만 마법의 지름길은 아니고, 이미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선수에게 마지막 1%를 더해주는 도구에 가깝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본 적 있나요? 높은 곳에 가면 숨이 좀 가빠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왜 그럴까요? 높은 곳은 공기 중에 산소가 조금 더 적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 몸은 아주 똑똑해서 산소가 부족하면 "그럼 산소를 나르는 일꾼을 더 만들자!"라고 결정해요. 몸속에는 적혈구라는 아주 작은 배달부들이 있는데, 이 배달부들이 산소를 심장에서 온몸 근육으로 실어다 줘요.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며칠을 지내면 몸이 배달부(적혈구)를 평소보다 더 많이 만들어내요.
그래서 마라톤 선수들은 일부러 높은 산 근처에서 지내며 훈련을 해요. 대표적으로 아프리카의 케냐라는 나라에는 이텐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여기는 해발 2,400m나 되는 아주 높은 곳이에요. 세계에서 마라톤을 제일 잘 뛰는 선수들 중 많은 사람이 이 마을 출신이랍니다.
높은 곳에서 지내다가 평소 뛰던 낮은 곳으로 내려오면 어떻게 될까요? 몸속에는 이미 배달부(적혈구)가 늘어난 상태라서, 낮은 곳에서 훈련할 때 산소가 근육으로 더 빨리 전달돼요. 그러면 더 오래, 더 빨리 뛸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과학자들은 이 방법에 이름도 붙였어요. "높은 곳에서 자고, 낮은 곳에서 훈련하기"라는 뜻이에요.
하지만 이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에요. 어떤 친구는 높은 곳에 가면 몸이 금방 적응해서 배달부가 쑥쑥 늘어나지만, 어떤 친구는 별로 늘어나지 않아요. 사람마다 몸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케냐 선수들이 잘 뛰는 게 정말 높은 산 때문인지, 아니면 어릴 때부터 매일 학교까지 몇 킬로미터씩 뛰어다녀서 다리 힘이 세진 건지는 아직도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어요. 아마 둘 다 조금씩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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