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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성·영상 복제와 초상권 법적 쟁점

AI Deepfakes and Portrait Rights: Legal Imp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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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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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배우 김민아(가명)는 자신의 목소리로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40만을 넘긴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실제로는 단 한 마디도 녹음한 적 없는 발언이었다. 문제는 이 영상을 만든 사람을 특정하는 데만 두 달이 걸렸고, 형사 고소 후에도 "패러디"라는 항변에 막혀 기소까지 다시 넉 달이 소요됐다는 점이다. 이 사례는 AI 음성·영상 복제 기술이 법 제도보다 훨씬 빠르게 대중화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술적으로 보면 목소리 복제(보이스 클로닝)는 이제 3초 분량의 음성 샘플만으로도 화자의 억양과 톤을 재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ElevenLabs, RVC(Retrieval-based Voice Conversion) 같은 오픈소스 도구는 무료로 배포되며, 딥페이크 영상 생성 역시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 스마트폰 앱만으로 가능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이 2025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딥페이크 관련 신고 건수는 2022년 156건에서 2025년 1,847건으로 3년 새 약 12배 증가했다.

한국 법제도 상 초상권과 음성권은 헌법 제10조의 인격권에서 파생된 권리로 판례상 인정돼왔다. 대법원은 1990년대부터 "본인의 승낙 없이 초상이 함부로 촬영되거나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고, 공표되지 않으며,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인정해왔고, 이 법리가 AI 생성물에도 유추 적용된다는 것이 다수 학설이다. 그러나 정작 'AI로 생성된 가짜 얼굴·목소리'를 직접 규율하는 특별법은 오랫동안 부재했다.

전환점은 2024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었다. 딥페이크 성적 허위영상물의 소지·시청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해졌고, 반포 목적이 없어도 제작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어 2025년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딥페이크 콘텐츠에 대한 워터마크 표시 의무가 일부 플랫폼에 부과됐다. 하지만 정치인 풍자, 사망자의 목소리 복원(이른바 '디지털 부활'), 상업 광고에서의 유명인 목소리 무단 사용 등 비성적(非性的) 영역은 여전히 법적 공백지대에 가깝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의 대응 속도가 뚜렷이 드러난다. 미국 테네시주는 2024년 3월 'ELVIS Act'를 제정해 음성과 초상을 재산권으로 명시하고 AI 복제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강화했다. 유럽연합은 AI법(AI Act)에서 딥페이크 콘텐츠의 명시적 표시를 의무화했다. 반면 한국은 초상권을 여전히 판례법 중심의 인격권으로만 다루고 있어, 재산적 손해 산정이나 초상 이용 라이선스 시장 형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실무적으로는 피해 입증의 어려움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원본 목소리와 복제 목소리를 구분하는 감식 기술이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고, 해외 서버를 경유한 유포의 경우 국내 수사기관의 관할권 확보 자체가 난관이다. 방송사·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자체적으로 초상·음성 이용 계약서에 'AI 학습 및 생성 이용 금지'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하고 있으며, 일부 연예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의 목소리 데이터를 별도로 등록·관리하는 '음성 지문'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법 제도가 기술을 따라잡기 전까지는 이러한 민간 자율 규제가 사실상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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