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디어의 소유 집중과 보도 신뢰도
Media Ownership Concentration and Editorial Credibility
목차 (0개 섹션)
2023년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46개국 언론 신뢰도를 조사했을 때, 한국은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한국은 거의 매년 하위 5위 안에 들었다. 뉴스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정작 그 뉴스를 믿는 사람은 가장 적은 나라라는 역설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 역설의 뿌리를 파고들면 소유 구조 문제가 나온다. 한국 신문 시장은 오랫동안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이른바 "조중동" 세 신문사가 지배해왔다. 발행부수와 광고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이 세 곳이 전체 신문 시장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다. 그런데 2009년 미디어법 개정으로 상황이 한 단계 더 복잡해졌다. 신문사가 방송사를 겸영할 수 있게 되면서 2011년 12월 TV조선, JTBC, 채널A, MBN 네 개 종합편성채널이 동시에 개국했다. 조선일보는 TV조선을, 중앙일보는 JTBC를, 동아일보는 채널A를 각각 소유하게 됐다. 신문에서 방송까지 같은 자본이 뉴스 유통 전 과정을 장악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공영방송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KBS는 이사회 구성을, MBC는 방송문화진흥회라는 재단을 통해 사실상 정부·여당의 영향력 아래 놓인다는 지적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다. 2017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언론 통제 의혹에 항의하며 MBC와 KBS 기자·PD들이 동시에 파업에 나섰던 사건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정권이 바뀌면 사장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면 보도 논조가 바뀌는 패턴이 수십 년째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언론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 포털 뉴스 유통 구조도 신뢰도 문제를 키웠다.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이 전체 뉴스 소비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언론사들은 포털 알고리즘에 잘 걸리는 자극적 제목과 받아쓰기식 속보 경쟁에 매몰됐다. 온라인에서 기자를 비하하는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신조어가 널리 쓰이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취재보다 클릭수를 좇는 관행, 대기업 광고주의 눈치를 보는 편집 관행, 특정 정파에 편향된 논조가 겹치면서 독자들은 언론을 정보원이 아니라 정치 진영의 확성기로 인식하게 됐다.
물론 소유 집중이 곧바로 편향 보도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를 실증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언론사들은 저마다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고, 실제로 계열사 소유주의 직접 개입 없이도 자체적으로 다양한 논조를 유지하는 매체도 있다. 하지만 소수 대기업·재벌·정치 세력이 신문과 방송을 동시에 소유하는 구조 자체가 여론의 다양성을 구조적으로 제약한다는 우려는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같은 단체들이 매년 발표하는 소유 집중도 보고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의 논쟁 등이 이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문서 정보
- 최초 작성
- 최종 갱신
- 분류
- 언론·사회
HANGUL.WIKI가 정리·작성한 문서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요한 내용은 공식 출처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의 오류나 정정 요청은 오류·정정 신고로 알려주시면 검토 후 반영합니다.